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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첨밀밀 (줄거리, 후기, 감상 포인트, 넷플릭스, 홍콩영화)

by rubhy 2021.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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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밀밀
Comrades: Almost A Love Story

 

장르 : 멜로, 로맨스
국가 : 홍콩
런타임 : 118분
개봉일 : 1997. 03. 01.
등급 : 15세 관람가
감독 : 진가신
출연진 : 여명, 장만옥, 증지위, 양공여, 크리스토퍼 도일, 아이린 수

 

 

 

10년을 이어온 만남, 이별 그리고 재회
 매일 눈을 떴을 때 너를 보고 싶어…
 
 1986년 홍콩, 상해 출신의 소군과 이요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된다. 대만 최고의 가수 등려군을 좋아하는 두 사람은 꿈을 위해 왔지만 낯설기만 한 홍콩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소군에게는 성공 후 결혼하기로 한 약혼녀가 있었고, 이요는 돈을 벌어 집을 사겠다는 야심이 있었다. 이요는 악착같이 모은 돈으로 주식에 투자하지만 실패하고 빚만 지게 된다. 불안한 미래 속에 갈등하던 중 암흑가 보스와 연인 관계가 된다. 그렇게 헤어진 뒤 1990년, 이요는 소군의 결혼식에서 3년 만에 재회하게 된다. 여전히 서로를 향한 사랑을 확인하지만 갑작스런 사고로 이요는 애인을 따라 떠나고 소군만 남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미국으로 떠난 소군은 가수 등려군의 사망 소식을 알리는 전자대리점 앞에서 운명처럼 이요와 조우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홍콩 로맨스 영화인 <첨밀밀>을 넷플릭스로 감상했어요. 홍콩 영화 특유의 분위기와 멋진 장면들, 아름다운 사운드 트랙까지 눈과 귀가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양한 사랑의 방식을 다루고 있어서 공감되는 부분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서 더 와닿았던 영화 <첨밀밀>을 리뷰해볼게요.

 

🎬 포인트 1. 시대적 배경 ; 홍콩의 중국 대륙 반환 시기

아편전쟁으로 인해 156년동안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은 1997년 7월 1일, 중국 본토로 귀속되었어요. 영화 <첨밀밀>은 이 시기 혼란스러웠던 홍콩을 배경으로 중국 이주민들의 삶과 사랑을 다룬 로맨스 영화예요.

당시 중국보다 선진화되고 서구화되었던 홍콩에서는 본토 출신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홍콩인들 역시 중국 본토 출신이 대부분임에도 그 사실을 숨기고 홍콩인인 척하며 살아갔던 것이죠. 또한 자본주의 체제인 홍콩과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의 이념 간 격차로 인해 홍콩 부유층들은 홍콩 반환을 두려워하며 외국으로 이민을 가는 한편, 중국 본토 사람들은 일자리를 구하고 돈을 벌기 위해 홍콩으로 이주하는, 혼란스러운 이주 난민들의 시기였어요.

 


이런 혼란 속 돈을 벌기 위해 홍콩에 온 중국 대륙 출신 소군과 이요(이교)는 서로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그려져요. 대륙 출신임을 숨기고 재빠르게 홍콩에 적응한 약삭빠른 이요, 햄버거도 제대로 주문하지 못하는 누가 봐도 대륙 출신인 어리버리한 소군. 그들의 서로 다른 모습이 각각 홍콩과 중국을 상징하는 듯 보여요.

하지만 마치 홍콩인인 척 행세하면서도 대륙에서 가장 인기있는 가수인 등려군(테레사 텡)의 노래 '첨밀밀'을 흥얼거리는 이요와, 이요가 이익을 위해 자신을 이용하는 것을 알면서도 눈감아주는 소군의 모습에서 서로 완전히 다른 줄 알았던 두 이념이 사실은 공존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어요.

 


소군과 이요가 떳떳하지 못한 관계에서 시작한 것도 홍콩과 중국의 상황에 빗대어 표현한 비유처럼 보였어요. 계속 엇갈리지만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돌아 결국 다시 재회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수많은 갈등과 대립 끝에 결국은 본토로 귀속되는 홍콩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려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정체성이 흔들리고 방랑하는 불안한 이주민의 삶 속에서 서로를 위안 삼는 두 청춘의 이야기가 그래서 애잔하게 느껴졌습니다.

 

 

🎬 포인트 2. BGM '첨밀밀' & '월량대표아적심'

영화에서는 중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정확하게는 대만 출신이지만) 등려군이 계속 언급돼요. 등려군의 맑은 목소리와 영화가 참 잘 어울리더라구요. 출신을 숨기던 이요가 소군에게 본토 출신임을 밝히던 때도 홍콩인들에게 등려군의 앨범을 판매하려다가 실패한 직후였죠. 첨밀밀과 월량대표아적심의 가사와 멜로디가 아주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영화를 본 이후로 계속해서 찾아 듣게 되더라구요.

 

등려군 (테레사 텡)

 

🎬 포인트 3. 미장센

홍콩 영화 특유의 분위기에 더불어 멋진 미장센들도 인상적이었어요. 흑백에서 컬러로, 다시 컬러에서 흑백으로 전환되는 화면 구성에서는 꿈을 안고 홍콩에 입성한 이주민들의 감정을 따라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장면에서 소군과 이요를 비추는 카메라의 독특한 시선도 재미있는 연출이라고 생각했어요. 또 그때마다 이어지는 거리의 풍경, 그 중에서도 매번 지나는 'NOBRON & COMPANY OPPORTUNITY FURNITURE STORE' 화면에도 눈길이 가더라구요. 한눈에 들어오는 'opportunity'라는 단어도, 열린 문이 닫히던 순간도 모두 하나하나 감독의 의도가 들어있는 것 같았어요.

 


부자가 되기 위해 악착같이 살았던 이요가 소군의 앞에서 배가 고프다며 마구 음식을 집어 먹던 모습도 공허한 그녀의 내면을 나타내는 것 같아 인상깊었어요. 또 좁은 방에서 소군이 이요에게 외투를 입혀주던 장면, 둘의 감정에 따라 흔들리던 카메라 워킹, 자전거를 함께 타던 두 사람, 어느샌가 녹슬어버린 자전거 등도 감성을 더하는 감상 포인트들이었습니다.

 

 

🎬 포인트 4. 조연들의 러브 스토리

영화에는 소군과 이요의 사랑뿐만 아니라 조연들의 다양한 사랑 이야기도 존재해요. 사실 불륜 관계였던 메인 러브 스토리에 비해 조연들의 러브 스토리가 더욱 와닿기도 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고모의 사랑이 참 마음 아팠어요. 포주이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평생 단 하나의 사랑만을 간직했던 그녀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버틸 수 있는 건 행복했던 찰나의 기억 덕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추억의 소중함도 되새겨보게 되더라구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화려한 문신 사이에 작고 귀여운 미키마우스를 새긴 파오의 순정도 인상적이었어요. 무섭게 느껴졌던 조직 보스의 첫인상과 달리 사랑하는 여자의 안위를 걱정해서 "내 말 잘 들어. 집에 가서 따뜻한 물로 목욕해. 그리고 내일 일어나면 딴 남자 찾아. 나보다 좋은 남자가 깔렸다고!"라고 외치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파오를 응원하게 되더라구요. 영화에서에의 다양한 사랑 방식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복잡 미묘한 존재인지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럼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
공감과 댓글 언제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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